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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사옥 [사진 뉴시스]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위로금 더 줄테니 나가라”

결국 올게 왔다. 통신업계 희망퇴직 한파가 거세다. 위로금 액수도 파격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위로금 액수가 많아야, 고령 직원의 퇴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령 직원들도 100세 시대 늘어난 기대수명 속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에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야’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AI CIC(사내 독립기업)의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팀장급에는 명예퇴직금 5억원에 2억원을 추가 지급하며 희망퇴직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신청 인원은 230여 명으로 예상 인원(500명)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SK브로드밴드도 29일 희망퇴직을 사내 공지했다. 50세 이상 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LG헬로비전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퇴직 지원금으로 최대 30개월치 월급을 지급하고, 자녀 학자금도 지원한다. 회사는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는 만 50세 이상 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었는데, 1년 만에 두 번째로 시행되는 이번 희망퇴직은 전 직원으로 접수 대상을 확대했다.

KT 사옥


앞서 LG유플러스도 파격적인 위로금을 걸고 3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최대 4억원대의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까지 지원하는 조건이다. 6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KT도 지난해 최대 4억 3000만원에 달하는 ‘희망퇴직 보상금’를 내걸고 고령 직원의 퇴직을 유도했다. 무려 2800명에 달하는 퇴직 희망자가 몰려 화제가 됐다.

이번 희망퇴직은 유료방송·통신업계 전반의 성장 정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고령화가 심화해, 고령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 유도와 세대교체를 위해서다.

50대 과장 인력이 수두룩한 통신업체들 뿐아니라 다른 대기업들도 40대 직원이 막내인 부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젊은 직원들의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0대 기업 중 67곳을 대상으로 2022~2024년 연령대별 임직원 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직원 비중이 2년 사이 25%에서 21%로 급락했다. 숫자로 보면 4만7498명 줄었다. 반면 30대 이상 임직원 수는 3만5232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