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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9일 'APEC 2025 CEO 서밋'이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주중 미국 대사관과의 미팅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해령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9일 'APEC 2025 CEO 서밋'이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주중 미국 대사관과의 미팅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해령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9일 'APEC 2025 CEO 서밋'이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데이비드 퍼듀 주중(駐中) 미 대사를 만났다.

김 부회장은 퍼듀 주중 미국 대사와 기존 미팅룸 예약 시간을 훌쩍 넘긴 1시간 이상을 만났다. 김 부회장은 미팅을 마친 직후 회동의 목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미·중 지정학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이들을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최근 중국 상무부 제재로 큰 고민에 빠졌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중국 기업이 한화해운, 한화필리조선,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해운홀딩스, HSUSA홀딩스 등 5개 자회사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이 미국에서 인수한 첫 현지 조선소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날 'APEC 2025 CEO 서밋' 특별 연설에서 "한국의 조선 산업이 발전했는데, 한국에서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조선 업계는 중국의 이번 조치로 당장은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들의 모회사인 한화오션이 중국에 블록 건조 등 하청을 맡기는 경우가 있어 미국 법인을 넘어 본사나 국내 다른 조선업체로 제재가 확대될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주중 미국 대사관을 만나 중국의 동향과 향후 전망을 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CEO 서밋이 열린 예술의 전당 지하 1층은 물밑 비즈니스 미팅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날 AWS CEO인 맷 가먼은 지하 1층 미팅룸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등 국내 재계 거물들을 만나 AI 사업에 대한 협력을 타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역시 이 장소에서 회사 전략을 논의하거나 재계 핵심 관계자들을 만났다.

경주=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