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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예치규모 322억 달러
美 로빈후드, 주식토큰 발행
국내서도 RWA 확대 목소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경. 뉴시스 실물자산토큰화(RWA)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이어 로빈후드 등 글로벌 핀테크 기업이 RWA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RWA란 주식·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은 물론 부동산, 미술품, 지적재산권(IP) 등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토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정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도 RWA에 속한다.

27일 실물자산토큰화(RWA) 플랫폼인 RWA.xyz에 따르면 올 3·4분기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RWA 총 예치규모는 322억달러(약 46조원)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28.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도 18.6% 늘어난 2960억달러(약 424조원)로 집계됐다.

RWA 시장 확대 요인은 스트라이프와 로빈후드 등 핀테크 기업의 직접 진출이다. 로빈후드는 유럽 거주 사용자를 대상으로 미국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한 '주식토큰' 발행을 공식화했다. 대출채권 토큰화 부문에서는 피겨가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RWA 기업 중에 처음으로 미 증시에 진입했다.

코빗 리서치센터 강동현 연구위원은 "피겨는 자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주택담보신용대출을 토큰화해 이를 판매, 거래, 자금조달할 수 있는 마켓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 기준 127억달러 규모의 대출잔액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피겨 상장 직후 논란이 불거진 RWA 데이터 투명성 문제는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강 연구위원은 "피겨의 사례는 토큰화 규모의 성장보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함을 보여준다"며 "RWA 시장은 향후 법적 정합성, 기술 표준, 데이터 투명성 등 제도권 수용성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WA 제도권 편입 시발점은 미국 의회가 논의 중인 '클래리티 법안'이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가상자산 시장 규율 권한을 명확히 나눈다. 법안이 통과되면 RWA 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 박유안 연구원은 "블록체인 기반의 온체인(On-chain) 시스템에서 화폐 역할을 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미국 의회 논의는 일단락됐다"며 "이제는 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을 만드는 RWA 시장을 키우는 단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SEC가 미국 금융시장을 온체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크립토'를 가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연구원은 "SEC와 CFTC는 연내 토큰화된 실물자산(RWA)을 지원하는 추가 규칙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내년 초에 최종 규칙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토큰증권(STO)을 비롯해 RWA에 대한 확대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임민수 연구원은 "국내 STO 논의는 증권 중에서 투자계약증권, 비금전신탁 수익증권과 같은 비정형 증권의 발행·유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주식, 채권 등 정형증권을 포함한 다양한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데 한계가 예상되는 만큼 보다 포괄적 개념인 RWA로 제도 범위를 확장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