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421208_001_20251019155108953.jpg?type=w860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 뉴스1
[파이낸셜뉴스] 가을야구 시즌이 돌아오면서 각종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는 '온라인 암표'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스포츠·공연 등 티켓 재판매(리셀) 플랫폼 거래 상위 1%의 소수 판매자가 연간 얻는 판매 수익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정적인 방법으로 표를 대량 확보한 후 가격을 폭등시키는 암표상들의 횡포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티켓 리셀 플랫폼 티켓베이의 거래 건수 기준 상위 1%(441명)의 거래 건수는 12만2745건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하고 거래 금액은 298억 6400만원에 달했다. 1인당 연간 278장, 평균 6700만원 어치를 거래한 것으로 플랫폼 내에서 상위 1%가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온라인 암표상'이 조직화·사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열린 한국프로야구(KBO) 포스트시즌(플레이오프) 한화와 삼성의 2차전 경기의 암표 가격은 티켓베이에서 정가의 5배 이상 치솟으며 '부르는 게 값'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의심 사례 건수는 지난 2020년 6237건에서 2025년 25만9334건으로 늘어 5년 새 약 41배 폭증했다. 그러나 암표 신고 처리율은 3.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논란으로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됐던 티켓베이 운영사 한혜진 팀플러스 대표는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다.

티켓베이 뿐만 아니라 각종 C2C 플랫폼을 중심으로 암표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암표상들은 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공식 예매처에서 순식간에 표를 대량으로 선점한 뒤, 이를 C2C 플랫폼에 내놓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 공식 판매처인 놀인터파크 등 티켓 예매 플랫폼들은 기술적으로 매크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암표상들의 수법 또한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어뷰징 행위자들의 신종 수법에 맞춤형으로 대응한다고 해도 또 다시 새로운 수법들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현재 암표 거래의 근거가 되는 경범죄처벌법의 적용을 받아 2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것이 고작이다. 또 '현장'에서 티켓을 되파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온라인 리셀 행위를 제대로 처벌할 근거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개정·시행된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상습적·영업적으로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하는 경우로 처벌 대상이 한정돼 있다. 표를 구입한 사람과 실제 입장하는 사람의 얼굴 정보를 확인하는 '얼굴 패스' 등 신기술 적용이 논의되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로 도입이 쉽지 않다. 이에 정치권 등에서는 리셀을 방조하는 온라인 C2C 플랫폼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