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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 뉴프론티어] 김태규 딥노이드 연구총괄 전무
[편집자주]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클라우드(Cloud) 기술로 디지털전환(DX)을 선도하는 유망 기업들을 조명합니다.
김태규 딥노이드 연구총괄 전무 / 사진제공=딥노이드
AI(인공지능)가 엑스레이 사진만 보고 병증 존재 여부 뿐 아니라 판독소견서(이하 판독문) 초안까지 써주는 솔루션이 이르면 내년 초 우리나라에서 출시된다. AI로 판독문 초안을 작성해주는 솔루션은 세계 최초다.

김태규 딥노이드 연구총괄 전무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의료 AI 기기 자체가 해외에서는 아직 병원 연구 주제로 논문화되는 수준에 그치지만 한국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영역"이라며 "생성형 AI를 이용한 의료기기 역시 한국이 가장 빠른데 현재 예상대로라면 내년 초 세계 최초로 생성형 AI를 접목한 판독문 초안 생성 기기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AI 1세대 기업으로 꼽히는 딥노이드는 △뇌 MRA(자기공명 혈관영상)에서 뇌동맥류 의심 영역을 탐지하는 딥뉴로(DEEP:NEURO)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폐질환 의심 부위를 표시하는 딥체스트(DEEP:CHEST) 등을 개발한 회사다.

기존의 의료AI 기기들이 진단 보조 역할을 수행하려면 엑스레이 등 의료 영상에 일일이 라벨링(Labeling), 즉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를 재가공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딥노이드는 자체 개발 AI 모델에 의료영상과 의료진의 판독문을 함께 학습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김 전무는 "기존 라벨링 방식의 학습은 판독문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학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멀티모달 기반 딥노이드의 모델은 판독문에 담긴 의미 자체를 동시에 학습해 답변을 만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흉부 엑스레이를 위한 멀티모달 AI 판독문 생성 솔루션'(Multimodal for Chest X-ray)이라는 뜻의 이 솔루션은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폐 섬유화 △폐렴 △결핵 △폐 종양 등에서부터 △기흉 등 흉막 질환 △심비대 등 심장 질환 △척추측만증, 늑골 골절 등 근골격계 질환에 이르기까지 41개 질환군을 확인해 소견서 초안을 작성해준다.

딥노이드 내부 임상 결과 영상판독에 걸리는 시간이 엑스레이의 경우 기존 4분에서 1분으로 줄었고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판독 소요시간도 종전 대비 60~65%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판독 정확도 지표도 양호했다는 평가다.

M4CXR이 만들어지기까지 각계 전문가들의 도움이 있었다. 김 전무는 "국내 대학병원급 다수 의료기관에서 1000만건에 이르는 데이터를 제공해준 덕에 M4CXR 개발이 가능했다"며 "의료정보의 데이터 전송 등에 대한 법규가 엄격해 데이터 제공이 쉽지 않았음에도 국내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덕에 개발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의료정보는 개인정보 중에서도 고도의 민감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가명처리를 하더라도 외부 반출이 쉽지 않았다. 이에 일부 의료기관은 딥노이드에 "우리 병원에 와서 모델을 학습시키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 딥노이드 연구진이 병원에서 빠르게 대량 데이터 학습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당국의 도움도 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 최초로 생성형 AI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딥노이드가 개발한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M4CXR은 올 8월부터 10월까지 국내 병원에서 디지털 의료기기 임상시험 진행을 거쳤다. 임상시험 완료 보고서가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M4CXR 상용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 전무는 "의료AI 전국 영업망 확충에 집중하고 상급종합병원 대상 기술 미팅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내년 M4CXR의 상용화를 시작으로 비급여 시장 진입, 보험 급여화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의료 AI 부문의 매출 성장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